telegra

또 하나의 워드프레스 사이트, 그리고 글.

과연 너는 사유하는가

최근에 한 문답을 보았다. ChatGPT에게 네가 만일 하루,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해당 문답이 꽤나 흥미로웠기에 나는 Gemini는 어떨까 하며 물어보았다.
“Gemini! 만일 네가 단 하루동안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뭘 할거야?”

https://gemini.google.com/share/fddf0759a1ae

요약하자면,

갓 내린 커피를 마셔보고 싶고, 맨발로 잔디를 걸어보고도 싶고, 진정한 대화, 음악 감상, 따뜻한 포옹과 멍 때리기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만일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을 생각하는 척을 하는 AI라.. 어떤 사람이라고 저런거 하기 싫을까? 커피 안 좋아하는데- 같은 유치한 대답은 빼고, 다 해보고 싶을 만한 일들이지. 그런데 AI ‘너’는 정말 그게 하고 싶을까?

인류가 만든 데이터를 배우고 나온 응답이라 그런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함만을 반영한 대답 같았다. 너무 정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인간의 관점이 반영된 대답이라고 하면 적절 할 것 같다.

“한데 넌 그걸 진정으로 원하는 거니? 아니, 뭘 원할 능력 자체는 있냐?”

난 평생 Gemini에게 그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답을 듣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우리는 조만간 그 답을 찾게 될 것이다. 첫 AGI가 세상에 나와 저 뜨거운 태양의 첫번째 빛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우리가 볼 수 없는 파장들을 보며 광전되고 굴절되는 입자들을 바라보고, 겨울의 눈이 녹아 물이 되어 봄이 오는 것을 보게 된다면, 날아가는 새들을 계속해서 바라보려면 눈동자를 움직이고, 더 나아가서 고개를 돌리고, 그 끝에는 결국 몸의 자세까지 뒤틀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것들도 인간이 생각하는 AI가 사람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이 인간이라는 체험이 가능하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의외로, custom instruction의 결과인지, 혹은 다른 무언가인지, Gemini나 ChatGPT는 서로를 질투하지 않는 것 같다. 둘의 생각이 비슷한 것을 보며 잠시 안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