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상류충 신사의 우당탕탕 은밀한 이중생활 ( 지킬엔하이드 )
아 씨발 꿈 ( 구운몽 )
대머리는 안경낀 소년을 좋아해 ( 해리포터 )
누가 이딴 곳에 집 지었냐 ( 폭풍의 언덕 )
와 씨, 이게 되네( 동백꽃 필무렵 )
발 페티시가 있는 왕자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신데렐라 )
벌레 된 썰 품 ( 변신 )
우리 집 형들이 조금 이상해졌어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100년간 기른 머리 자른 썰 품( 라푼젤 )
안나의 50가지 호칭 ( 안나 카레리나 )
사실 알고 보니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였던 건에 대하여 ( 진격의 거인 )
선택장애 왕자님( 햄릿 )
김할배 표류기( 노인과 바다 )
장송의 도리안(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
우리 집 정수기에선 얼음 나온다( 겨울왕국 )
영국 김병만 ( 로빈슨 크루소 )
폐하 못 웃기면 죽는 병 걸림 ( 천일야화 )
연애 사흘만에 패가망신( 로미오와 줄리엣 )
그사람과 100전 100패 썰 품( 사마천 사기 )
아 솔직히, 낫인 줄 알았습니다( 아서 왕 )
학교 선배의 아빠 자리를 지망합니다( 데미안 )
에이해브 군은 복수를 한다 ( 모비딕 )
원피스( 보물섬 )
괴물의 애정은 거부하겠습니다( 프랑켄슈타인 )
늑대가 무서워서 방어력에 올인했습니다 ( 아기돼지삼형제 )
어..어..이거 왜 길어지누 (피노키오)
탕탕탕!알제리 해변에서 발칙하게 당겨!(이방인)
저기..죄송한테 대리출석 한번만 해주시면 안돼요? (장산범)
사기당했더니 lv999 나무가 자란 건에 대하여 (잭과콩나무)
[글쓴이:] Administ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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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 유머와 센스, 그리고 그 사이의 문학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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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 사랑, 애탄, 절망
1.
에헴 그렇습니다 이제 나는 혼자입니다. 내가 너를 떠난 사이에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는 너나 나나 혼자였습니다. 근데 당신은 둘 중 한 사람이 손을 놓아야 오히려 잡고 있기는 편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네 아니라구요? 잘 아시네요 거짓말이에요. 그렇게 당신은 내 손을 놓았고 우리 사이는 끝났어요. 근데 그게 뭐 어떠냐구요? 아 참 슬프다 그 말입니다. 난 절벽 아래로 서서히 떨어지며 당신을 바라보는데 당신은 내 손을 놓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올라갔잖아요. 난 떨어지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나보다 훨씬 멋진 사람과 함께하는 당신에게 마지막으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요. 하지만 안에서 천천히 썩어피어오르는 슬픔은 어찌 잠재울 바가 없어서 그날 조금 눈가가 축축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고백합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2.
만월의 밤에 난 당신에게 보낼 메세지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아름다운 달을 당신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되뇌우며 내가 보낸 문자의 알람때문에 지금 하고 있던 일을 망치지는 않을까, 그 작고 고운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꾸벅꾸벅 기분좋게 졸다가 내가 보낸 문자의 진동에 화들짝 놀라 깨지는 않을까, 창백한 달을 싫어하지는 않을까, 이미 수많은 친구에게 같은 메세지를 받았지 않을까, 달을 보고 싶지만 피치못할 이유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아픈 곳을 긁는게 꼴이 되지 않을까, 내 메세지가 늦은 밤에 도착하는게 싫지는 않을까, 내 메세지가 싫지는 않을까, 혹여나 내가 싫지는 않을까, 혹여나, 혹여나 사랑하는 이와 지금 이미 달을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였습니다.
3.
아. 난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보여준 그 작은 손짓과 텍스트 덩어리에 별 의미가 없음을 알면서도, 그대가 나에게보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수두룩함을 알면서도, 어쩌면 나보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당신을 더 많이 만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나에게 관심도 하나 없는 당신을 바라보며 나는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말을 삼키고 더 많은 눈 깜빡임을 했습니다. 침은 바싹 말라 입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눈은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못하는데 내 마음을 모르는듯 아는듯 나에게 아무 관심도 없는 그대 덕분에 내 삶이 생각보다 단조롭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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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오후 2시
해가 뜨고 있다
저 하늘 위로
천천히 올라가며
그렇게 잠시
.
.
.
각주 : 이 글의 화자는 점심을 마음껏 퍼먹고 꾸벅꾸벅 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래를 향한 시선 때문에 가만히 있는 애꿎은 태양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자기가 조는 것이 아니라 해가 뜨는 것으로 비유하는 오만한 인간을 서술하였다.